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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중 팔구, 거의 무용지물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난달 31일 취재진과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를 방문한 의료기기 전문가 최 아무개씨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등교 길 입구에 설치된 열화상감지카메라(이하 열화상카메라)를 살펴보고 이 같이 말했다.


중국산 B사가 만든 해당 제품은 전국의 일선 학교 약 500여 곳 이상에 설치된 제품이다. 더욱 충격적인건 B사뿐만 아니라 C와 D사 등 중국에서 만든 산업용 열화상카메라가 "한국에서 조립"이란 점을 강조해 국산으로 둔갑,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씨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90% 이상의 제품이 중국산" 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인체의 열을 감지는 핵심 기술은 피부 표면과 작용하는 고밀도 센서 기술이 핵심"이라며 "코로나19 초기 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적외선 식별 장비가 무분별하게 보급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대응 초, 중국산 물량공세에 '엉터리 제품' 급속 확산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3월 코로나19 대비책으로 관내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 200명당 1대씩, 총 218개교에 240여 대의 열화상카메라를 지원했다. 같은 기간 충북도교육청도 관내 약 110여개 학교 시설에 1대당 약 780만원씩 열화상카메라 구입비를 지원했다. 모두 교육부가 긴급 교부한 열화상카메라 구입 예산을 통해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렇게 코로나19 발생 초기, 일선 학교와 공공기관, 금융권 등 전국적으로 뿌려진 '엉터리' 열화상카메라는 어림 잡아 10만여대 규모로 추정된다. 전국 17개 광역시도를 비롯해 도서관 및 공공체육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이 공공시설만 포함된 추정치란 게 복수 이상의 업계 관련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일명 '열화상카메라'중 약 90% 이상은 모두 중국산이다. 그마저도 인체 열을 감지하는 반도체 기술의 다초점 센서 방식이 아닌, 산업 현장에서 물질의 온도를 측정하는 단초점 방식이다. 산업용 제품은 사전에 설정해 둔 최대 기준 값과 비교해 전외선 판독 기술을 이용해 판별하는 방식이다.


문제는오차 범위에 있다. 산업용 열화상카메라의 경우 오차범위가 보통 ±2°C부터 최대 3°C 이상까지 날 수 있어 1°C 내외의 미세한 결과에서 바이러스 의심 환자를 가려 내기엔 기술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38.5°C의 고열자가 36.5°C의 '정상'으로 오인 될 수 있어 바이러스 예방 현장에선 무용지물인 셈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인체용 열화상카메라 가운데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건 미국산 E사의 제품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가 만든 이 제품은 미 국방부에 납품하는 유도미사일 탐지 등 정밀화 군사 장비 기술을 접목, 정확도 면에선 월등하지만 초고가 장비란 점에서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발 늦은' 식약처, 열화상카메라 '의료기기' 허가제 도입


용어 자체의 문제점도 있다. 통상적으로 '열화상카메라'로 불리지만, 기술 기반의 용도를 따지면 '(인체용)열화상감지카메라'와 '(산업용)열감지카메라'는 엄연히 다른 제품이다. 하지만 대응초기 설치 의무화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소비자의 불안감이 작동, '엉터리' 산업장비가 예방 일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최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진화에 나섰다. '열화상카메라'를 '의료기기'로 분류, 사전 허가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달 말, 산업용 열화상카메라(산업용, 인체용)를 제조, 판매하는 업체들를 대상으로 해당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측 관계자는 “성능을 검증 할 기술적 기준 마련이 중요하다. 인체용 열화상카메라의 국제표준은 이미 서있는 상황이지만 그 성능을 정확히 파악하고 검증할 수 있는 국제적 표준은 미비한 실정이다. '산업용'과 '인체용'에 대한 허가 분리와 더불어 인체용 열화상카메라의 기술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평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연구 개발 과제 등도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시장 확장성도 크다. 프랑스 리서치기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약 200만대 수준의 열감지카메라가 공항과 기업, 기타 공공 시설에 설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약 80% 수준의 성장률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바이러스 예방 정책 차원에서 열화상카메라의 국산화 노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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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9-01 08: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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